본문 바로가기
세계를 유랑하다

오르막길. 당신에게 오르막길은 절망입니까 희망입니까?

by 생활리뷰 싹피디 2020. 4. 21.
반응형

저도 오르막이 죽을것 같이 절망이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것도 제 20대 청춘에 말이죠.

1년이 채 안되는 세계여행 이후 가장 많이 바뀐 게 뭐냐는 질문이 많습니다.

저는 쉽게 대답하지 못합니다. 곰곰히 생각해봐도 뭐가 바뀌었는지 모르겠거든요.

27개국을 여행하고 와서 새까맣게 그을린 피부가 바뀌었다면 바뀐것이고

평소 움직이는 걸 즐기지 않던 제가, 한강으로 혼자 산책도 나가고 가끔은 나이키런을 켜고 조깅을 한다는 것. 그 정도?


제 요즘 기쁨은 퇴근한 아내와 침대에 나란히 누워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일상 이야기부터 혼자 되뇌었던 생각들을 이야기 보따리 풀듯 쫑알쫑알 이야기 하죠.

저는 '듣는'재능보다는 아무래도 '말하는'재능에 타고났나 봅니다.

한참을 이야기 하다 아내의 리액션이 많이 줄어들었다 싶어 옆을 쳐다보면 어느새 새근새근 자고 있는 아내의 얼굴이 보이죠. 

 

오늘은 아내가 한참을 제 이야기를 들어주더라고요. 그러다가 참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세계여행이 끝나고 코로나가 겹치는 바람에 의도치 않은 백수신세가 됐습니다.

규모가 있는 회사들은 인력채용을 하지 않습니다. 중견기업도 마찬가지. 

중소기업쪽으로 지원을 해보려 했지만 이제 곧 계획해야 될 2세와 아이의 양육을 생각하면 작은 규모는 고민을 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게 제가 2020년에 처음 느낀, 제일 가파르다고 생각한 오르막길입니다.

그 동안 운영하던 유튜브도 다시 시작하고 지금 이 블로그도 개설해서 글을 쓰고, PDF전자책도 한 권 부지런히 쓰기 시작했습니다. 내리막길 없이 쭈욱 경사진 오르막길을 오르는 기분이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요즘 저는 즐거운 낙담을 하고 있었습니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살짝의 자책과(그래도 유튜버로 버는 수입이 꽤 있습니다. 백단위가 넘으니까요)

내가 하고싶은 일을 시간의 굴레에 갇히지 않고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자유가 공존했어요.

그리고 그 과정을 아내가 응원을 했습니다.

 

어느날부터 오르막길은 답답하고 힘든 과정이 아니라

성장해나가는 단계이자 체크포인트가 됐습니다.

 

전자책을 한 권 썼고, 유튜브 콘텐츠를 올리고 광고를 받고 있고, 좋은 기업이라고 판단되는 곳에 이력서를 부지런하게 넣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성장하고 있습니다.

방금전에는 제가 쓴 책이 한 권 팔렸습니다. 

 

오르막길은 좌절의 길이 아닙니다. 

한걸음 한걸음 숨을 고르고 오르다보면 좋은 풍경을 많이 맞이할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이 꽃밭이면 세상 지천이 꽃이고 내 마음이 지옥이면 몸도 지옥 세상도 지옥이 된다.

 

이 말이 딱 생각나네요.

 

도전, 끈기, 실행, 열정. 20대의 무모한 패기에서 저는 조금 성숙한 것 같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세계여행을 통해 변한 점이 뭐냐 물으면, 이제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르막길을 예쁘게, 멋있게 걷는 제가 됐어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