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를 유랑하다

세계여행은 소비의 왕이었던 나를 건강한 짠돌이로 만들었다.

by 생활리뷰 싹피디 2020. 4. 4.
반응형

세계여행을 다녀온 뒤 가장 크게 바뀐점 중 하나는
내가 엄청나게 절약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여행을 가기 전, 그것보다 조금 더 과거로 돌아가서 총각이었던 나는

자칭 타칭 소비의 왕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었다.

얼리어답터의 성향을 갖고 있고 절약이라는 개념이 부족했다.

당연히 월급은 통장을 스치는 숫자에 불과했다.

내게는 카드가 전지전능했으며 그렇게 손에 얻은 물자는 마음을 참으로 풍족하게 만들었다.

결혼후 경제권을 아내가 갖게 되면서 그 전보다는 풍족하게 돈을 쓰지 못했다.

그래도 다달이 제공되는 용돈으로 나름 이런저런 것들을 소유할 수 있었다.

세계여행에서는 내 돈은 없었다.

돈이 없다기 보다는 아내와 24시간을 붙어 다니니 뭘 자유롭게 살 수 없었다.

 

그리고 사고싶은 것들도 사실 크게 없었다.

뭔가를 사면 다 배낭에 짊어지고 다녀야 하는 것이어서 엄두를 낼 수 없었다.

가벼운것이 최고요 가방에 들어가는 것은 다 짐이니라.

그렇다 보니 뭔가를 산다는 것은 식료품이나 도시에서 도시, 나라에서 나라를 이동하는

차편이나 비행기삯이 전부였다.

 

외국은 물 인심, 화장실 인심이 사납다.

대부분의 나라가 물 한병에 천원이 넘었다. 화장실도 꼭 백원이라도 내야 이용할 수 있었다. 

아. 대한민국의 인심이여! 시골인심 다 죽었다, 도시에서 인심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라고 할지언정

돌아온 한국의 인심은 외국에 비하면 성인군자임을 확신한다.

 

자연스럽게 세계여행중 절약이라는 것이 자연스레 몸에 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습관은 뇌에 뿌리를 내렸는지 한국에서도 그 절약이 소비의 발목을 잡았다.

일이년 전만해도 고민은 물건을 사고나서 했던 과정이라면

지금은 고민이라는 녀석이 가게 입구부터 손목 발목을 붙든다.

천원짜리 싸구려 물건 하나도 과자 한봉지도 쉽게 사지 못한다. 나도 이런 내가 낯설면서 익숙하다. 

 

낯설면서 익숙하다라는 조리없는 말.

이년전의 나를 돌아보면 참 낯선 모습이고

불과 몇달전의 세계를 유랑하던 나를 생각하면 참 익숙한 모습이다. 

 

자, 그래서 이런 나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좋다. 모두 다 얻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꼭 내게 필요한 물건을 사게 됐고

그걸 궁상이라기 보다는 현명해졌다고 표현한다. 

오늘도 내게 정말 필요할 것 같고 리뷰하고 싶었던 코세정기를 2만원이나 주고 구입을 했다.

그리고 아내에게 자랑스럽게 말했다. 아내는 웃으면서 잘했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내게 묻는 질문 중 하나!

'세계여행을 다녀와서 얻을 것이 뭔가요?'

나는 이제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다.

'절약할 수 있는 건강한 마음이 생긴것 같아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