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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피디의 시선과 생각

영상을 전공한 PD들이 유튜브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by 생활리뷰 싹피디 2020.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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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직업이 영상을 만드는 PD라고 하면 사람들이 그래서 유튜브를 쉽게 잘 만드시는구나~

라고 묻는다.

그러면 나는 항상 이렇게 대답한다.

"피디들이 유튜브하면 비전공자보다 망할 확률이 더 커요."

 

나는 위의 말이 실제라고 판단한다.

 

PD들은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 후반작업 등 모든 면에서 일반인들보다 앞서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무엇때문에 유튜브는 성공하기 힘든 것인가?

 

이것 역시 나의 대답은 간결하다. 

PD니까, PD이기 때문에, PD라서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는데 너무 큰 힘을 주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문법이 없다. 방송 or 홍보물은 문법이 있다. 

방송쟁이들은 흔히 ABCD라고 한다. 

이 컷 다음에는 이 컷이 와야 하고 다음컷에 어울리는 것은 무엇이고.

그 놈의 퀄.리.티에 목을 맨다. 우리는.

 

나는 내 유튜브 영상을 내 동료나 선배, 후배 PD들이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평가받는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역시나 PD의 시선으로 유튜브 영상을 대하기 때문이다.

 

요즘 유튜브 영상들도 전문 편집자, 전문 PD가 붙으면서 퀄리티가 방송급으로 올라갔다고 말한다.

하지만 성공한 유튜브 채널은 방송과 확연히 다르다. 편집의 호흡도, 아이템도, 출연자도 모두 다르다.

 

정제되지 않은 언어가 난무하고 컷은 사방팔방 튀어도 빠른 스피드와 출연자의 개성을 잔뜩 살린 영상이면 족하다.

나 역시 지금도 나만의 틀을 깨고 때로는 날것의, 때로는 기발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선배들의 영상을 배워보려 한다.

 

PD들이 유튜브로 성공하려면 철저히 크리에이터가 되어야 한다. 

피디도 본질은 크리에이터지만 유튜브세계의 인플루언서를 일컫는 크리에이터와는 다른 결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영상문법과 틀, 퀄리티에 대한 고집(이 부분은 고민이 많다. 좋은 퀄리티의 영상은 성공하기 쉽다. 하지만 그 고퀄리티를 계속 유지하면서 채널을 이끌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꼭 해봐야 한다. 퀄리티는 곧 시간과 돈이기 때문이다..) 등을 버리고 유튜브 생태계에 뛰어들어야 한다.


방송은 방송쟁이가 잘하고 유튜브는 유튜버가 잘한다.

방송쟁이가 유튜버가 되려면 장점은 그대로 품고 유튜브 생태계의 마인드로 전환해야 한다. 

 

혹 이 글을 읽는 내 선후배 피디들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한다. 

나 역시 신랄하게 비판을 받고 지금 역시 방송프로그램을 시사받는 느낌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

 


어떤가? 일리가 있지 않은가?

유튜브를 백지같은 하얀 도화지에서 시작하는 크리에이터는 어쩌면 방송PD들보다 그 환경에 쉽게 적응하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아는 것이 힘이지만 때로는 아는 것이 독이 되기도 한다. 

 

내가 위에서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어쩌면 이것일지도 모른다. 

함부로 자만하지도 자신하지도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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