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싹피디의 시선과 생각

배민커넥트를 3개월 동안 해봤다. '나는 라이더다 2부'

by 생활리뷰 싹피디 2020. 10. 20.
반응형

나는 배민커넥트 배달 라이더다

주방에서 포장에 정신이 없는 주인 사장님은 나를 보더니 싱긋 웃는다. 그리고 잽싸게 주류 냉장고로 가시더니 요구르트 한병을 꺼내 내게 건냈다. 요구르트가 뭐라고...참... 나는 감동을 받았던 것 같다. 비닐에 곱게 포장된 동태탕을 짊어지고 동태탕을 기다리는 손님의 집까지 페달을 열심히 밟았다.

자전거만 있으면, 배달 가방만 있으면 배달이 될 것 같았는데 필요한게 몇가지 더 있었다. 실시간으로 지도에 떠 있는 내 위치를 확인하려면 자전거용 핸드폰 거치대가 필요했다. 핸드폰을 꺼내고 부착하기 용이해야 하며 인도블럭이나 턱을 넘을때 전해지는 진동에도 강해야 한다. 그리고 어두운 도로를 빛추고 나를 마주보는 사람들에게 자전거의 위치와 라이더를 인지시킬 수 있는 전조등, 후미등이 필수다. 헬멧도 중요하지만 전조등 후미드의 역할도 밤에는 엄청 중요하다. 이 엄청이라는 단어를 꼭 강조하겠다. 전조등 후미등이 없다면 밤에는 자전거나 전동킥보드로 배달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배달목적지에 도착하면 도착완료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음식을 배달하자마자 배달완료를 누른다. 시간이 조금 지나도 패널티는 없는 것 같다. 괜히 스스로의 만족감이랄까. 게임으로 생각한다면 퀘스트를 정해진 조건에서 완수하고 싶은 완벽주의랄까.

나는 AI배차 시스템을 이용한다. 배민라이더스 어플에서 자동으로 정해주는 배달을 받는다는 의미이다. 자전거로는 최대 2건을 동시에 수행가능하다. 도보로 배달하는 건 1건밖에 안된다. 안전하고 성공적인 배달을 위해 이렇게 해놓은것 같다.

배달 시간은 생각보다 빡빡하다. 때론 촉박하기까지 하다. '에이. 여길 어떻게 6분만에가...'라는 말이 튀어나올때도 있다. 라이더를 배려한 시간은 절대 아니다. 손님에게 빨리 배달하라는 재촉에 가까운 시간이다. 그래도 얼추 오차범위 5분 내에 배달이 가능하다. 빨리 배달할 수록 한건이라도 더 많은 배달을 할 수 있고 있지 모를 패널티를 안먹긴 하겠지만 내게 중요한건 절대로 '안전'이다. 도로를 인도를 달린다는 건 꽤 부담이 된다. 혹시 모를 사고가 두렵다. 그렇기 때문에 헬멧을 단단하게 고정해서 쓰고 전조등 후미등을 수시로 살핀다. 자전거는 무조건 방어운전이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운전자는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를 흉기취급하는 습성이 있다. 나도 자가용을 운전하는 입장으로 어떤 심정인지 이해가 간다. 그렇기 때문에 도로에서 달려야 하는 경우에는 정말 온 신경을 곤두세워 자전거 운전을 한다.

골목을 진입할때 꼭 속도를 줄여야 한다. 사방에서 자동차가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배달은 앞으로도 수십건 수백건 할 수 있지만 목숨은 하나다. 꼭 명심해야 한다.

행인에게도 자전거는 자동차보다 위험한 운송수단이라 여겨진다. 인도에서 달리는 자전거는 꽤 위협적으로 보이고 때론 돌진적이기까지 하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행인을 우선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운전을 해야 한다.

-3부에서 계속-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