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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피디의 시선과 생각

외주제작PD를 직업으로 선택한, 선택할 당신에게 전하는 이야기 2

by 생활리뷰 싹피디 2020.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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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로 입봉을 했다.

조연출에서 '조'를 뺐지만 허물을 갓 벗은 곤충처럼 갈피를 못잡는다.

날개짓을 펄펄 하며 제 실력은 다 뽐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아직도 어설프고 PD선배들과 견주기에는 너무 부족했다.

 

겁을 먹은 거냐고? 아니다. 실력을 수치화 했을 때 나는 아직 스코어로 미달이었다.

한 프로그램을 수십 편 만들어냈던 경험은

갓 피디가 된 이는 단기간에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실력을 내공으로 갖고 있다.

갓 피디 타이틀을 단 애송이는 센스는 있을지언정 내공을 갖추진 못한다.

 

갓 입봉해서 만들어낸 프로그램에 자아도취하여 스스로 자뻑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그런 헛자만감은 결국 어떠한 형태로든 화살이 되어 분명 돌아온다.

엄청난 혼란에 빠지게 된다. 피디가 되도 끝이 아니구나...

 

방송일을 하는 피디들은 2번 배운다.

 

조연출로 2년 정도 생활하면서 배우는 것

피디가 되어 스스로 깨지면서 배우는 것

 

아픈 것으로 따지면 피디가 되어 스스로 깨지는 것이 훨 아프다.

조연출은 비교할 대상이 많지 않지만 피디는 시청률과 주변 피디들과의 비교로 만신창이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시련들을 다 이겨낸다. 물론 오랜 시간동안 늘 고통을 받는 이들이 있다.

 

피디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존재적으로 인정받고 싶고 만들어내는 것에 대한 희열을 쉽게 느끼는 종족들이다. 

만약 당신이 엄청 내성적이거나 사회에 없는듯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인정보다는 만족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이라면 피디라는 괘랄한 직업은 아예 선택지에서 빼길 바란다.

피디가 되어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도 있지만 주변의 시선과 늘 평가를 받는다는 시험지 같은 인생이 

늘 당신을 괴롭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디 타이틀을 달면 좋은 점이 있다.

스스로를 학대(!?)하면서까지 밤을 새워 편집을 하고 국내 곳곳의 오지를 다니며 촬영을 하는 이유도 있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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