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긴 글을 써야 할 일이 생겼다.
키보드를 두드리고 몇 분 뒤, 나는 더 이상 글을 써 내려갈 수 없었다.
마음이 조급했다. 손은 바쁘게 움직이는데 머리가 하얗게 텅 비어있는 것 같았다.
성질이 뻗쳤다.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글은 짧게 재밌게 잘 쓰는 거 같은데
긴 글은 왜 생각이 안날까?
곰곰이 생각했다. 그리고 아주 허무하게도 그 원인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최근 몇 년 동안 내 이야기를, 내 생각을 길게 쓰지 않았던 것이다.
긴 글을 쓰는 습관이 없었기에 긴 글을 쓸 수 있는 논리와 지구력이 없다.
지금 나의 말에 의문을 갖는 이들은 한 번 1000자 이상의 글을 작문해보길 바란다.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한때 문학인을 꿈꾸던 나는 지금 이 상황이 매우 낯설고 창피하기까지 했다.
영상은 10분 그 이상도 쉽게 만들어 내면서 왜 글은 1000자를 쓰지 못하는가.
뭔가 돌파구가 필요했다. 이왕이면 지금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와 연계해서 할 수 있는 것이면 좋겠다 생각했다.
'블로그를 해볼까?'
누구나 다 블로거를 한 번쯤은 꿈꾼다. 네이버에 블로그 하나 안 만들어본 이가 누가 있을까.
나 역시 개설했다가 폐쇄한 블로그가 서너 개 되는 것 같다.
이번에는 '긴 글 못쓰는 병'을 치료할 목적이지 꾸준히 해볼 각오를 다졌다.
블로그도 플랫폼이 다양하다.
대표적인 블로그는 네이버 블로그가 단연 1위다. 그 뒤를 잇는 것이 티스토리. 이외에는 이글루스, 다음 등이 있다.
네이버는 검색어 노출도 잘되고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블로그답게 사용성, 접근성 등이 뛰어났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광고 수익이었다.
이미 구글의 혜자스러운 광고정책에 대해서는 다년간 유튜브를 운영해보면서 나름 빠삭했다.
구글 광고를 붙이고 매달 정산을 받을 수 있는 '티스토리'를 운영하기로 결심했다.
내 기억으로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티스토리 블로그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초대장'이라는 것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아무나 개설을 하지 못했었는데 작년부터 이 초대장 시스템이 없어졌다 한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의 테마, 가장 기본 테마로 바로 블로그를 개설했다.
그리고 하루에 1개씩 글을 포스팅하기로 결심한다.
그 약속은 잘 지켜지고 있다. 술을 많이 먹은 날에도 짧은 글이라도 남기려고 노력한다.
방문자 수는 10명이 채 되지 않지만 꾸준함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
긴 글을 쓸 때 괜스레 조급하던 마음도 많이 차분해졌다.
아직도 키보드를 두드리는 빠른 손을 생각이 못 따라가 답답할 때가 있다.
그래도 나는 어제보다 나아졌다. 내 생각에는 하루하루 글빨!?이 좋아지는 느낌도 든다.
나만의 착각이면 어떠랴. 스스로 뿌듯함을 느끼는 과정에서 자존감도 높아지고 성실해지는 느낌마저 든다.
긴 글을 못쓰는 이들에게 하루 1글쓰기를 할 수 있는 블로그를 참 추천해주고 싶다.
그리고 혹시 아는가. 이렇게 글 쓴 것들이 모여 나중에 용돈 수준의 수입도 안겨줄지.
오늘도 나는 이 글을 적는다. 조금 더 나아진 글쓰기를 다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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